멍때리기 생활

어제는 밤늦게까지 퇴근도 안하고 앉아있었지만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존 것도 아니고 그냥 반듯하게 앉아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너무 불편했다. 시간을 이렇게 물처럼 흘려버리다니! 그렇지만 이러한 강박이 없었을 무렵, 기억이 닿는 저 아랫쪽 아주 어렸던 때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 나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곤 했고, 이것은 내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곤 했다. 마치 기계를 돌리다가도 일정 시간 멈춰서 식히듯이.  

오늘 인터넷을 보니 배우 이상윤 인터뷰가 올라 있다. 가만히 멍때리는 것이 충전의 시간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멍때리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정말 너무나 공감했다(뭐 인터뷰라 그런 얘기를 그런 식으로 해야 했는지도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멍때리며 시간을 보내는 데 대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고, 모든 시간을 어떤 '의미있는' 행위로 채우려고  하게 되면서 강박과 정서불안, 그리고 미친듯한 잉여짓의 나락이 시작된 것 같기도 하다. 릴랙스... 이게 잘 되기 위해 난 아무것도 안하고 멍때리는 게 아주 필요한 사람인가 보다. 앞으로는 나에게 그런 여유를 허락, 아니 꼭 다시 가져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