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말

일년전에는 한해가 가는지 또 한해가 오는지 시큰둥하고 무관심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왠지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제대로(?) 맞이하고픈 마음이다. 올해는 많은 이들에게 그러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에게 퍽 힘든 한 해였다. 한반도를 강타한 여러 재난과 슬픔들... 올해만큼 그런 사건들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은 것 같았던 때가 없었다. 이게 단지 일시적인 충격과 공감과 애도를 넘어서 굉장히 넓고 깊이 스며드는 우울감과 무기력증으로 변해 한 해의 대부분 동안 지속됐던 것 같다. 막장드라마를 너무 질리게 본 느낌? 

개인적으로는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한 해였기에 마음이 무겁다. 언제나 아젠다를 쌓아두면 밤톨 꺼내먹듯 톡톡 퍼블리케이션이 나오리라 생각했었는데, 벌려놓은 것만 몇 개고 마무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이것들이 반드시 갈무리되어야 할 텐데. 돌이켜보면 정말 한 해 내내 부지런히 뛰어다녔는데 끝내 별로 거둘 게 없음을 발견하고 허망해진다. 거대한 구름에 짓눌리는 듯했던 무기력증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졌던 것일까? 뭔가 신명나게 한 게 별로 없고 도살장 가는 심정으로 여러 귀찮고 싫은 일들을 해치웠던 것 같다. 어차피 이래도 내 일, 저래도 내 일이니 앞으로는 즐겁게 하자고 마음먹어 본다.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진 것은 나름 그 와중에 있었던 기쁜 일이었다. 물론 시간적, 금전적 소모, 그리고 무엇보다 12월에 극에 달한 에너지 소진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학교에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이것은 즐겁고 기쁜 일이다.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연말까지 이사하고 집정리 하느라 어영부영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몸도 너무 피곤하고. 내일부터는, 2015년 1월 1일부터는, 근면하게 일해야지. 정말이지 할 일이 너무 많다. 이번 겨울, 특히 1월, 달성해야 할 미션이 정말 너무 많다.

2015년엔 돈도 많이 벌고 싶다, 휴. 그러나 월급쟁이, 어디서 돈이 더 나올 곳도 없으니, 좀 아껴서 살아야겠다. 그래도 다운 패딩만큼은 사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