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인터뷰 생활

박찬호가 미국에서 야구 개척자 상을 수상한 이후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역시 박찬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찬호는 지금은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한때는 바다 건너건 같은 대륙이건 정말 많은 한국인들이 손에 땀을 쥐고 그의 투구를 바라봤었다.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다저스에서 마지막 가을을 보내고 있었고, 그 뒤로 몇년간 레인저스에서 뛰었다. 내가 유학시절과 이후 힘들 때마다 자주 생각했던 사람은 박찬호였다. 그에게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저스 시절 때문이 아니라 레인저스나 필리스 시절 때문이었다. 화려했던 다저스 시절을 마감하고 힘들게 분투하던 그의 실존적인 인터뷰들은 나에게 실질적으로 힘이 되었다. 화려함과 영광, 성공 이전에 기본과 본질을 생각하면서 매일 공을 던지는 선수였던 그는 야구광도 아닌 나의 롤모델이었다. 심히 자존심 상하고 절망스러웠을 시기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의지력과 뼈를 깎는 꾸준함으로 버텨낸 프로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가 있는 분야에서도 대가와 훌륭한 프로들이 많지만, 맥이 빠지고 회의하게 될 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불안에 떨게 될 때, 형편없는 퍼포먼스에 심각한 자괴감이 들 때, 즉, 절박할 때 나는 박찬호를 떠올리게 된다. 에이스였을 때나 기량과 성적이 떨어졌을 때나 늘 의지를 잃지 않고 굳건했던 그처럼 나도 그렇게 내 일을 하고 싶다.   

이번 박찬호의 개척자 상 수상 진심으로 기쁘다.  

덧글

  • 2015/01/23 22: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23 23: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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